워킹맘 생존육아

포스트 타이틀

워킹맘 생존육아

보바스기념병원 산부인과 전시원

sn_vol8_con2_3

저는 말재주도 없지만, 글재주도 없습니다. 성남시의사회 웹진은 의사회원들만이 아닌 성남시민과
의사회원간의  소통의 공간인지라 이 중요한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주제선정부터 시작해서 재주 없는
저에게는 참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동료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해보니 현재 제가 가장 관심 있는 것,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풀어보면 되지 않겠느냐 하십니다. 미취학 아이들을 셋이나 둔
엄마로서 답은 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육아’였습니 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내후년이면
첫째 아이가 초등 입학을 앞두고 있어 지금처럼 워킹맘으로 계속 지내도 될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는 불안한 ‘워킹맘 육아’입니다.

이 세상에 타고난 육아의 달인이 있을까요?
‘난 다시 태어나면 그 시절에 그렇게 안하고 이렇게 할거야’ 하고 지나고 나서야 아는 것처럼 육아도
‘우리 아이가 ○○개월 때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았을걸’ 하고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고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둘째, 셋째 아이를 완벽하게 키워내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합니다. 수학문제처럼 공식에 따라 답이 정해져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저는 불안한 마음에 수시로 서점에 가서 육아서적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찾아보곤 합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저와 같이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지 않고 싶은 워킹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어 추천하고자 합니다. 가정이라는 직장에서 열심히 생활하시는 전업맘들에게도
유용한 팁이 많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얼마 전에 온라인상에서 우연히 이 책의 소개글을 보았습니다.
한 눈에 들어오던 표지 제목이 ‘워킹맘 생존육아’ (박란희 저. 한국경제신문 출판), 제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아우라에 이끌려 바로 책을 구매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목차는 불필요한 부분이라며
건너뛰곤 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목차만 잘 읽어도 책의 절반은 읽은 것과 같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sn_vol8_con2_4

chapter 1

워킹맘, 전업주부 따라잡기
워킹맘 시애틀에서 처음 전업주부가 되다
어마어마한 육아의 짐은 오로지 ‘엄마’의 몫
워킹맘과 전업주부 사이, 반인반수
포기냐 참여냐, 정체성을 찾아서 전업주부와 친구 되기

chapter 2

엄마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욕심과 좌절을 오가다
수학 연산학습지, 아이와 싸우지 않고 하는 법
다섯 번을 옮겨 다닌 영어학원
영어 교재 선택 노하우
엄마라면 마인드 컨트롤
산만하고 건망증 많은 아이 변화시키기
사표 쓰고 싶은 날
사표 쓰고 싶은 날, 어떻게 마음을 되돌리나
일하는 엄마, 엄마가 필요한 아이
방학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chapter 3

엄마는 전략가_ 워킹맘 목동에서 살아남기
엄마가 친구가 없으면 아이도 친구가 없다
경쟁에 지친 아이와 소통하는 법
결과보다는 과정, 결국 공부는 스스로의 힘으로 하는 것
공부습관 잡는 법
내 아이의 글쓰기, 어떻게 하면 좋아질까
친구 관계를 알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아이 친구 문제,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나
학교일에 참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입시도 정보전쟁, 엄마의 역할이 커지는 시대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 선택 요령

chapter 4

100명의 엄마에겐 100가지 육아법이 존재한다
엄마와 편집장, 둘 다 포기할 수 없기에 균형이 중요하다
내가 당신과 이혼해야 하는 이유
이중적인 직장 내 편견, 독종과 아줌마 사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
문화인을 꿈꾸는 문맹인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

EPILOGUE_ 아이가 자라면 엄마는 겸손해진다

쭉 보시니 대강의 내용이 짐작되시나요? 저자는 주요언론사 정치부기자로 일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맘으로 3년을 지낸 후 현재는 다시 잡지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돌아온
워킹맘입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교육열이 높다는 곳들 중 하나인 목동에서 12살, 7살의 두 딸을 키우면서
터득한 육아 노하우, 워킹맘과 전업맘을 모두 경험하면서 몸으로 습득한 지혜로운 솔루션들을 고스란히
글로 옮겨놓았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워킹맘이라 해도 삶의 우선순위는 엄마가 되어야한다’, ‘우리 아이가 저지르는 잘못들의 이유는
내가 워킹맘이기 때문이 아니다’, ‘워킹맘이라서 죄책감으로 아이 양육에 대한 주도권을 남에게 뺏겨서는 안된다’
등의 몇가지 중심 메시지들을 전하며, 그야말로 직장과 가정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생존육아를 하는
엄마가 아닌 행복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꼭 행복한 워킹맘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쥐구멍에 숨어들어가고 싶은 제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오늘도 저는 아이에게 큰 잘못을 했습니다.
첫째 아이가 한 달쯤 전부터 양쪽 어금니가 번갈아 아프다고 간헐적인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저는 아무렇지 않게
‘네가 양치질을 잘 안 해서 그래. 어서 양치하고 가글해봐. ’ 하고는 여섯 살이니 곧 이를 갈 때가 되었지 하며
넘겼습니다. 직장 때문에 치과에 데려가기도 여의치 않고, 다니던 어린이치과는 항상 예약이 2-3주씩 밀려있는
곳이라 시간 맞추기도 어렵다는 핑계를 스스로 대면서 말이죠. 이틀 전 드디어 어금니에서 피가 나면서
얼굴 한쪽이 하루 밤새 목까지 퉁퉁 부어올라 아이는 입도 벌리기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오늘 반나절 휴가를 내고 치과에 데려갔더니, 염증으로 인한 농이 잇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그렇다고
합니다. 바로 처치가 시작되고 울며 발버둥치는 아이를 보면서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한동안 약물치료와 소독치료
병행하면서 경과를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엄마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워킹맘이라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조금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면책권을 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한번 반성하고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포스트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