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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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째 베스트셀러 진열대 한 칸을 계속 차지하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자기계발 전문가인 제임스 클리어의 <Atomic Habits :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한 방송사에서 습관의 힘이라는 주제로 방영했던 다큐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쨍한 노란색 표지에 굵직한 검정색 글씨의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서점을 즐겨 찾는 분이라면 한번쯤 펼쳐 보셨을 듯합니다. 제목 그대로 원자만큼 아주 작은 습관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에 대한 책입니다.
매달 수많은 자기계발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자기계발 서적을 읽는 목적은 누군가 나보다 먼저 경험하고 고민하여 정리해놓은 최선책들을 스스로 찾아내는 수고로운 과정 없이 내 것으로 만들어 실행함으로써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의 함정이 읽을 때는 밑줄 그어가며, ‘아, 그렇지. 맞아 맞아.’하면서 마치 이미 나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고, 막상 뒷 표지를 덮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깨달음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독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Atomic Habits>는 저와 같이 이상은 높고 의지는 약한 사람조차 시도해볼만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꽤 괜찮은 책인 것 같습니다. 동기 부여에서 끝나지 않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저자의 경험과 여러 예시들을 덧붙여 이해하기 쉽게 단계별로 반복적으로 풀어냅니다.
저자는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얻고자 하는 결과가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금연 시도 중인 사람의 경우, 금연이라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어 ‘나는 이제 담배를 피우지 않아’라고 하지 않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나의 정체성에 집어넣어 ‘ 나는 비흡연자야’라고 내뱉는 순간 평생 금연을 지속하기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운동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운동하는 사람’을 집어넣으면 일부러 운동해야겠다고 결심하지 않아도 운동이라는 습관을 실행하기 쉽다고 합니다. 결론은 이미 스스로 그렇다고 믿고 있는 유형의 사람처럼 행동하기만 하면 된다입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지만, 누구나 할 수 있고 해볼만한 방법입니다. 단, 한가지 정체성에 집착하지 않고, 최고의 모습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정체성을 수정하고 확장하며 습관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좋은 습관을 지속하고 나쁜 습관을 버리기 위한 과정은 신호->열망->반응->보상의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신호는 뇌가 행동하게끔 자극을 하는 것으로서 최대한 눈에 보이게 특정 시간과 장소를 대입하여 분명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열망은 동기부여를 하는 힘으로서 어려운 습관을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에 좋아하는 뭔가를 하는 식으로, 하고 싶은 행동과 해야 하는 행동을 짝지어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반응은 실제로 수행하는 습관으로서 좋은 습관과의 마찰을 줄이고, 좋은 습관이 더 일어나기 쉽게 생활 환경을 재배치하며, 2분 이하로 실행할 수 있을 때까지 간소화, 자동화해야 합니다. 넷째, 보상은 습관의 최종 목표로서 습관을 완수하는 즉시 스스로에게 보상하여 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잘 수행하면 작은 습관들이 쌓이고 쌓여 엄청난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쁜 습관의 경우에는 이와 반대의 방법을 통해 버리면 됩니다. 보이지 않게, 매력적이지 않게, 하기 어렵게,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간단합니다.
저도 한번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운동에 소질도, 흥미도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운동의 필요성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리지는 않지만, 그리 많지도 않은 나이임에도 운동부족으로 인한 몸의 적신호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네 단계를 따라 생활 속에서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습관 신호를 명확하게 만들기 위해 씽크대 개수대 앞 바닥에 편백 마사지판을 놓았습니다. 설거지라는 행위를 하는 특정 시간과 개수대 앞이라는 장소를 정하여 설거지 작업은 하체 운동을 해야 하는 신호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마사지판을 놓음으로써 좋아하는 발 지압을 먼저 하고 이어서 하기 싫은 하체운동을 합니다. 좀 더 즐거운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꼼수입니다. 또 설거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아니므로 그 잠깐 동안의 운동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 보상은 따뜻한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이 과정을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중입니다. 다소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 사소한 습관을 통해 얻는 만족감은 꽤 큽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것처럼 작은 습관들을 하나 둘씩 늘려 하루 더, 한달 더, 일년 더 지속해나갈 수 있다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성남시의사회 공보이사 전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