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정원장] 그림과 시, 대한민국 도서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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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나희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생의 계단>
헤르만 헤세

모든 꽃들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 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우리를 부르는 생의 외침은 결코
그치는 일이 없으리라.
그러면 좋아,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첫 번째 그림은 이미경님의 <나 어릴 적에>입니다. 전기밥솥이 없던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머니가 아랫목 이불 더미 사이에서 김이 모막모락 나는 따뜻한 밥을 꺼내주시던 기억이 있어요. 누군가를 챙겨야 할 나이가 되니 가끔 따뜻했던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르고는 합니다.
 
두 번째 그림은 이우환님의 <점으로부터>입니다. 점에서 부터 모든 그림이 시작되듯 오늘 하루, 매 순간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삶의 본질일겁니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으려 하는데, 같은 계단에 스스로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한 코로나로 공간의 여행은 제한되어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정신의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자고 다짐해 봅니다.
 
여러 가지 사회 현안으로 혼돈스럽고 불안한 요즘입니다.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따뜻한 작은 불빛들이 큰 위로가 됩니다. 힘들지만 서로 격려하면서 새로운 계단을 함께 올라가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나라 도서 베스트셀러들의 판매량 입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살펴보니 제가 읽은 책도 있고 안 읽은 책도 있는데요. 거의 대부분 이름은 들어본 책들이네요. 반가운 수학의 정석과 성문종합영어도 있구요. 베스트셀러 도서의 대부분은 대중적이고 쉽고 재미있는 책들이거나 아니면 꼭 봐야하는 이유가 있는 책들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엄마가 구입해준 전집 문고와 청소년 잡지를 주로 보았고, 대학교 때는 친구나 선배가 추천해주는 책이나 교양 과제들을 직장인이 되어서는 당시 유행하는 자기 계발서나 소설책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독서의 맷집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대를 한참 지난 고전 소설이나 역사책, 철학 서적, 미술 관련 서적들로 눈을 돌렸습니다. 해외여행을 갈 때는 여행가는 나라의 대표 고전소설이나 역사, 철학, 박물관 관련 서적들을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힘든 운동을 하면 그만큼 체력이 좋아지듯이 독서의 경우도 어려운 책을 꾸역꾸역 읽다보면 예전에 보았던 다른 책들이 쉽게 느껴지더라구요. 임원님들 휴가 시즌에 꼭 어렵지 않더라도 좋은 책을 보면서 정신의 맷집을 키우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성남시의사회 학술위원회 부회장 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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